2007년 이제 10살이 된 딸은 TV가 큰 친구 집에 놀러가길 좋아하는 어린아이다. 늦게 돌아와 종종 엄마의 꾸지람을 듣지만, 아이는 그래도 늘 엄마에게 돌아왔다. 2014년, 이제 고2가 된 딸은 처음으 로 엄마를 떠나 멀리 여행을 간다. 수학여행으로 들뜬 아침, 엄마는 문득 불안하다.
아이가 떠나고 드디어 큰 TV가 집에 들어왔다. 수학여행에서 돌아올 딸이 기뻐할 거란 생각에 마음이 흡족한 엄마. 하지만 새로 산 TV에서 처음 들린 소식은 수학여행을 가던 배가 침몰했다는 얘기였다. 2017년, 가라앉았던 배가 들어올려서 항구에 다시 돌아오고, 아이는 유류품으로 엄마 품으로 돌아왔 다. 엄마의 기억은 그때로, 그때로 다시금 돌아간다.